반핵동향

밀양 할머니 2명, 굴삭기에 머리 다쳐 헬기로 후송 송전탑 공사재개 충돌 3일째…몸에 맨 밧줄 커터칼로 끊어

밀양 할머니 2명, 굴삭기에 머리 다쳐 헬기로 후송

송전탑 공사재개 충돌 3일째…몸에 맨 밧줄 커터칼로 끊어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한전과 반대 주민들이 3일째 충돌하는 가운데 아침부터 할머니 2명이 산속에서 크게 다쳐 헬기로 응급 후송됐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책위에 따르면, 22일 오전 7시 50분경 밀양시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 88번 송전탑 현장에서 굴삭기가동을 막으려는 주민들과 경찰 및 한전 측 직원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62)씨와 B(60)씨가 굴삭기에 머리를 부딪쳐 크게 다쳐 헬기로 긴급 후송됐다.

다친 할머니들은 이날 오전 3시 50분경 한전 직원 등보다 먼저 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89번 송전탑 현장에 진입해 공사를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도착해 있던 경찰에 막히자 현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인근 88번 송전탑 현장에서 사람이 부족하니 도와달라는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갔다. 88번 송전탑 현장에 모인 주민들은 오전 7시 50분경 한전이 공사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자 격렬하게저항했고, 몇몇 할머니들은 밧줄로 굴삭기와 몸을 묶고 저항했다.

주민들은 경찰이 몸을 묶은 할머니들을 강제로 끌어냈고, 한전 측 직원들이 커터칼로 밧줄을 잘랐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세 사람이 다쳤는데, 특히 A·B씨는 굴삭기에 머리를 부딪쳐 의식을 잃고 쓰려졌다. 심하게 다친 두 할머니는 오전 9시 30분경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한편, 21일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공사현장에서 손을 다쳤던 이모(70대)씨도 깁스를 한 채 현장에 나와 공사 저지에 합류했다.

밀양시 부북면 대항리 송전탑 공사현장

밀양시 부북면 대항리 화악산 깊은 산속에 위치한 132번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주민들이 밧줄과 쇠사슬로 건설자재에 몸을 묶어 헬리콥터를 이용한 수송을 막고 있다.ⓒ구자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