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동향

원전 가동되는 연말까지 시간 빠듯… 한전 “공사 불가피… 주민 설득 계속”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원전 가동되는 연말까지 시간 빠듯… 한전 “공사 불가피… 주민 설득 계속”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한전은 20일 밀양 주민들의 반발로 부상자가 생겼지만 앞으로도 공사강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말 신고리 원전 3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인데 송전탑 공사에 8개월가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주민 반발로 여전히 공사에 돌입하지 못해 곤혹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전 관계자는 “노인 한 명이 실신하는 일이 벌어져 안타깝지만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면서 “이 외에는 충돌로 인한 큰 부상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한전은 이날 밀양시 부북면, 단장면, 상동면, 산외면 지역 6곳의 송전탑 공사 현장에 직원 100여명과 포클레인 등 장비를 투입했다. 지난해 9월 공사 중지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초 한전은 대부분 주민들과 합의를 이룬 곳부터 공사를 재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북면 평밭마을과 상동면 여수마을에서 주민들이 현장을 점거해 작업을 하지 못했다.

한전 관계자는 “일단 공사를 재개하게 돼 다행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연로하신 분들이 현장을 점거하고 있어서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계속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전은 공사가 계속 늦어지면 전력 공급이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신고리 원전이 예정된 기일에 발전에 들어가지 못하면 하루 47억원씩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금 송전탑 공사를 재개해도 연말로 예정된 신고리 3호기 상업운전 시기까지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공정을 최대한 앞당겨서 연말까지 완료해볼 요량인데, 일부 반대하는 주민들 때문에 더 이상 늦춰져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전이 앞으로 밀양에서 설치해야 할 송전탑은 모두 52기다.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공사장 점거에 나설 태세이고 대부분 노년층이어서 자칫 불상사가 발생할 우려도 적지 않아 공사가 얼마나 원활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전은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에서 경남 창녕군 북경남 변전소에 이르는 90.5㎞ 구간에 765㎸ 송전탑 161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밀양 지역 외에 양산시, 창녕군, 울산 울주군,부산 기장군 등 지역의 송전탑 공사는 대부분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