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동향

“노후한 원전과 정리해고, 모두 미래의 살인행위”

“노후한 원전과 정리해고, 모두 미래의 살인행위”
생명평화대행진, 부산 찾아 지역 문제 알리는 순례 활동
12.10.17 14:28l최종 업데이트 12.10.17 14:28l정민규(hello21)

 

▲ 2012 생명평화대행진이 17일 부산을 찾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진단은 원전과 정수장학회, 노동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 정민규

“핵 건설이 해군기지와 흡사했다.”

지난 4일 제주 강정을 출발해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를 돌아 부산에 도착한 문정현 신부는 그동안 자신이 보았던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고리와 월성의 핵발전소와 밀양과 청도에서 건설중인 송전탑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강정과 너무나도 닮아있다는 말이었다.

문 신부는 “해군기지와 핵 사업이 헌법 가치를 싸그리 무시하고 자본과 정부가 헌법 위에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는 “핵발전소와 송전탑 건설에는 주민들의 동의가 시작부터 필요하지만 동의를 얻으려 편법과 불법으로 일부 주민들을 꼬드겨 주민들의 찬성으로 유치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말로는 못할 탄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신부는 공권력의 역할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문 신부는 “경찰은 시공사업자의 용약으로 전락했다”며 “청도에서는 80살이 넘은 할머니들이 보상이 필요없다고 살던 땅에서 살게 해달라고 하는데도 탄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2012 생명평화대행진이 17일 부산을 찾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진단은 원전과 정수장학회, 노동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 정민규

 

문 신부와 함께 전국을 누비고 있는 2012 생명평화행진단(행진단)은 17일 오전 부산에 도착해 기자회견으로 첫 일정을 소화했다. 가장 먼저 행진단은 “원전의 위협 속에서 생명을 담보로 살아가고 있는 부산시민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행진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리원전 1호기는 끊임없이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원자력 자본 마피아들은 계속해서 고리1호기 가동을 주장하고 이를 관철하여 왔다”며 “우리는 그들이 시민의 생명은 안중에 없고 오직 자본과 자신들의 이윤에 대한 탐욕만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정수장학회·노동 문제 알리기가 목표…11월 3일은 서울광장 집회

 

▲ 2012 생명평화대행진이 17일 부산을 찾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진단은 원전과 정수장학회, 노동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 정민규

원전과 함께 정수장학회 외 지역의 노동현안도 행진단이 널리 알리고픈 이야기다. 이들은 정수장학회의 지분 매각 논란과 관련해서 “정수장학회의 실제적 지배자는 박근혜 후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혔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346일째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풍산마이크로텍 해고노동자들을 위해서는 “자본가 개인의 탐욕은 훨씬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민중의 행복을 앗아가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더 많은 부산시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역시 지역의 주요 노동현안인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와 관련해서는 “사측은 거대한 투쟁 앞에서 굴복하더니 노조가 약화되자 또 다시 자본가의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진단은 “정리해고와 명예퇴직으로 노동자를 거리로 몰아내는 이들과 노후화된 지하철을 운영하면서 시민안전을 생각하지 않는 이들과, 수명이 끝난 원전을 계속 가동하는 원전마피아들, 이들 모두는 미래의 살인행위를 하고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행진단은 지역을 순례하며 투쟁 현장을 방문하고 시민 선전전을 진행한다. 풍산마이크로텍(PSMC) 지지방문과 서면과 부산역 선전활동을 비롯해 한진중공업 연대투쟁 등이 잡혀있다. 행진단은 전국 순례를 마치고 11월 3일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 2012 생명평화대행진이 17일 부산을 찾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행진단은 원전과 정수장학회, 노동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 정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