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동향

日후쿠시마 원전 ‘물·방사능과 악전고투중’

日후쿠시마 원전 ‘물·방사능과 악전고투중’

| 기사입력 2012-10-14 06:00 | 최종수정 2012-10-14 08:11

 

부서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 (후쿠시마 제1원전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건물 벽에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 취재진이 찾아간 12일에는 내년말부터 건물 위쪽의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 보관된 연료봉을 회수하기 위한 준비 공사가 한창이었다. 근로자들이 크레인을 타고 4호기 건물 위쪽까지 올라가 작업하고 있었고, 그 위엔 ‘마음을 하나로! 힘내라 후쿠시마’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취재진이 내린 12일 오전의 시간당 방사선량은 95∼200μ㏜이었다. 2012.10.14 <> chungwon@yna.co.kr

탱크 1천개에 오염수 가득..원자로엔 접근 불가

(후쿠시마 제1원전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은 사고가 난 지 1년7개월이 지나도록 여전히 땅 위에선 방사능, 땅 밑에선 물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와 4호기 (후쿠시마 제1원전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3호기(사진 안쪽 흰색 건물 뒤로 보이는 부서진 철골이 3호기 지붕 쪽)와 4호기(사진 오른쪽 크레인 뒤의 건물). 2012.10.14 <> chungwon@yna.co.kr

원자로 1, 2호기 사이 지점에서는 지난해 8∼9월 시간당 10시버트(㏜.1천만 마이크로시버트<μ㏜>)가 측정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아직도 근로자들이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핵심인 원자로 내부 상태를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2호기는 압력용기 아랫부분의 온도를 재는 온도계 6개 중 5개가 고장 나 최근 1개를 새로 설치했다. 3호기는 압력용기는커녕 그 주변을 둘러싼 격납용기 안쪽 상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내 물 탱크 (후쿠시마 제1원전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내부의 다양한 물 탱크들. 후쿠시마 원전은 사고 1년7개월이 지난 지금도 ‘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2012.10.12 촬영).2012.10.14 <> chungwon@yna.co.kr

그나마 2호기는 지난 3월, 1호기는 최근 격납용기 안에 카메라와 내시경을 집어넣어 기본적인 상태를 파악한 상태다. 격납용기 내부의 방사선량은 2호기가 73㏜였다. 또 최근 측정한 1호기도 시간당 11.1㏜나 됐다. 이 정도면 근로자가 접근해서 원자로 폐쇄작업을 할 수 없다.

연료봉이 원자로 내부가 아니라 사용 후 연료 저장조에 보관된 4호기에선 지난 7월 연료봉 1천535개 중 2개를 시험적으로 꺼낸데 이어 7월부터 연료봉 회수용 크레인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공동취재진이 찾아간 12일에도 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내년 말부터 연료봉 회수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서 얼른 끝내면 좋을 듯하지만, 실제로 가보니 시간당 1천μ㏜를 오르내리는 높은 방사선량 때문에 작업이 쉽지 않아 보였다. 다카하시 다카시(高橋毅) 소장은 “근로자의 피폭 선량은 한달에 1밀리시버트(m㏜. 1천μ㏜)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를 시간당 1m㏜를 오르내리는 곳에 몇 시간씩 세워둘 방법은 없으니 잠깐 일하고 교대하는 식으로 작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내 물 탱크 (후쿠시마 제1원전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내부의 다양한 물 탱크들. 후쿠시마 원전은 사고 1년7개월이 지난 지금도 ‘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2012.10.12.촬영). 2012.10.14 <> chungwon@yna.co.kr

사고 원자로에서는 지금도 방사성 물질이 시간당 약 1천만 베크렐(㏃)씩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방출량이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이 방사성 물질은 원자로에서 새로 나오는 게 아니라 수소폭발시 원자로 건물과 잔해에 묻어 있던 것이 계속 방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계속 불어나는 오염수다. 연료봉을 식히려고 냉각수를 부으면 구멍 뚫린 원자로 밑으로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가 하루 450t씩 흘러나온다. 일부는 세슘을 제거한 뒤 냉각수로 재활용하고 있지만 남아서 1천여개 탱크에 넣어둔 물만 20만t이나 된다. 전체 탱크 용량은 22만t. 도쿄전력은 조만간 탱크가 가득 찰 것으로 보고 탱크 용량을 7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직은 후쿠시마 제1원전 안에 탱크를 설치할 곳이 많이 남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이런 방식으로 오염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도쿄전력이 생각해낸 방안은 일단 세슘을 제거한 물 중에서 방사성 물질을 다시한번 걸러낸 뒤 바다에 방출하자는 것이다. 취재진이 찾아간 12일 원자로 부근 언덕 위 평지에선 한참 ‘다핵종(多核種) 제거 장치’를 최종 검사하는 중이었다. 세슘 이외의 스트론튬 등 62종에 이르는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조만간 시운전을 통해 성능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어민들이 이 계획에 동의할 것이냐다.

 

일본 사고 원전 내에 새로 설치중인 물 정화장치 (후쿠시마 제1원전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 도쿄전력은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안에 ‘다핵종(多核種) 제거 장치’라는 새로운 물 정화장치를 설치한 뒤 최종 검사를 하고 있었다. 이는 이미 설치된 정화장치로 일단 세슘을 제거한 물에서 스트론튬 등 방사성 물질을 추가로 걸러낸 뒤 바다에 방출하기 위한 장치다. 물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가며 정화된다. 도쿄전력은 조만간 시운전을 거쳐 연내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어민들이 이 계획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2012.10.14 <> chungwon@yna.co.kr

‘물과의 전쟁’은 이뿐만이 아니다. 해발 35m 높이의 언덕 쪽에서 해발 10m밖에 안 되는 사고 원자로 쪽으로 지하수가 흘러내려 가 결과적으로 오염수를 늘린다는 점도 문제다. 고민 끝에 도쿄전력은 언덕에 깊이 30m의 우물을 10여개 파서 지하수를 퍼낸 뒤 곧바로 바다에 흘려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동의를 받아야만 실현할 수 있는 계획이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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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원전 내 방사선량 (후쿠시마 제1원전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처음으로 한국 특파원 공동취재단이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내 현장취재를 했다. 취재단이 둘러 본 후쿠시마 원전 내 이동경로 및 주요 지점 방사선량을 알아본다. sunggu@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국내 원전 인근 지진 발생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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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14일 기상청이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원전으로부터 반경 30㎞ 이내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38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