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동향

신고리 1호기 원전 정지 이유는 ‘제어봉 고장’

신고리 1호기 원전 정지 이유는 ‘제어봉 고장’

[경향신문] 입력 : 2012-10-04 23:57:15ㅣ수정 : 2012-10-04 23:57:1

ㆍ잇단 핵심 부품 문제에 “국산화 추진 괜찮나” 우려

 

사흘 전 정지했던 원전 두 기는 부품 고장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2일 오전 8시10분쯤 정지했던 신고리 1호기의 고장 원인이 전력함 안의 전력제어소자 불량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또 신고리 1호기가 고장난 지 두 시간여 만에 정지했던 영광 5호기는 발전소 제어계통의 현장 통신카드가 고장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신고리 1호기 고장 원인은 지난 8월 고장 사고를 일으킨 신월성 1호기 고장 원인과 같으며 모두 미국 웨스팅하우스에서 제작·설계한 부품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제어봉에 공급되는 전력을 제어하는 소자가 고장나 7번 제어봉이 낙하했고 곧바로 발전소 보호계통이 작동해 발전기 가동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원전 제어봉은 핵연료의 핵분열 연쇄반응을 제어하면서 출력을 조절하는 원전의 핵심장치이다.

한수원은 문제가 된 부품을 새 부품으로 교체하고 전체 제어봉에 대한 성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또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웨스팅하우스, 공급사인 두산중공업과 협의해 부품 개선 및 교체를 요청할 계획이다. 만약을 대비해 부품 국산화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한수원은 영광 5호기 고장과 관련해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제작사인 미국 이튼사에 의뢰해 조사 중이다.

하지만 한국형 원자로에 속한 발전기에서 제어봉 계통 고장이 잇따르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한수원의 원전 부품 국산화 추진 움직임은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한수원이 이날 밝힌 고장 원인과 대책도 ‘일단 부품을 사용한 후 문제가 생기면 해당 부품만 갈아 끼운다’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신고리 1호기와 영광 5호기는 지난 2일 원자로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봉 계통과 증기발생기로 급수를 공급하는 주급수펌프가 정지해 가동이 중지됐다. 지난해 2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신고리 1호기는 시험운전 때만 8번의 고장사고가 있었고, 2002년 5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영광 5호기에서는 지금까지 15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

 

올해 국내 원전사고는 시운전까지 포함해 모두 12건이 발생했고 하루에 원전 2기가 정지한 것은 2010년 7월 이후 지난 2일이 처음이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