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동향

후쿠시마 핵사고 3주기 성명서히로시마․후쿠시마 핵의 악몽은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3주기 성명서]

히로시마․후쿠시마 핵의 악몽은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오는 3월 11일은 일본 후쿠시마의 핵발전소 참사 발생 3주기입니다. 일본정부가 얼마 전 후쿠시마 20km이내 출입제한을 해제했지만, 지금도 13만 여 명의 주민이 오염된 고향 땅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피난민 생활을 하고 있으며, 피난지역이 아닌 방사능 오염 지대와 그 인근에 남아서 거주하는 사람들도 큰 어려움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도 사고현장에서는 사고 수습과 처리를 위해 작업하는 노동자들이 방사선 피폭의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공기와 땅, 지하수, 강과 바다가 어디까지 오염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의 식탁 안전마저,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큰 피해와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과 피폭노동자 그리고 피난민들의 아픔에 공감과 위로를 표합니다. 그곳에 유기된 동물들과 모든 생명들에게도, 후쿠시마 핵사고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수많은 일본 시민들에게도 그 아픔에의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히로시마, 나가사키, 체르노빌의 피폭의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채, 핵무기와 핵발전이라는 인류 공멸의 괴물을 확산시키며 또 다른 핵 피해자를 양산해온 전세계 핵 시스템에 대한 분노를 느끼며 단호한 거부와 반대의 의지를 재확인하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 역시 핵 에너지를 통한 문명의 편의에 길들여져 폭주하는 핵산업의 피해를 막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지나온 삶의 양식을 돌이켜봅니다.

 

한국에도 핵의 피해자가 있습니다.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에 의해 피폭되고 희생되었던 한국인 피폭자들과 그들의 후손으로 태어나 대물림되는 후유증과 고통에 시달려온 원폭2세환우들입니다. 우리 한국인 원폭피폭자와 원폭2세환우 그리고 생명과 인권, 평화를 지향하며 원폭피해자들과 함께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는 핵무기든 핵발전이든 안전하고 평화로운 핵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려왔습니다. 우리는 히로시마, 나가사키, 체르노빌, 스리마일 그리고 전 세계 곳곳의 핵실험 현장과 후쿠시마에 이어 우라늄 채굴 현장, 전 세계 핵발전소와 각종 핵시설, 핵무기 등으로 인해 또 다시 핵 피해자가 양산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는 핵 없는 세상, 안전하고 평화로우며 생명과 인권이 존중받고 민주주의가 꽃피는 지속가능한 세계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런 미래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그 누구도 방사능 오염지대에서 나날이 피폭되면서 살아갈 것을 강요받지 않도록 피난갈 권리를 국가적 책임하에 보장하고, 이 사고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의 고통과 주민․ 노동자의 피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피폭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도 되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사고의 책임을 통절하게 인식하여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책임있는 자세로 사고 수습과 피해자 구제 및 피해배상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는 각국의 핵 피해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며, 더 이상의 핵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전 세계의 모든 핵을 폐기를 하고 탈핵세상으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NO MORE HIROSHIMA ! NO MORE FUKUSHIMA! NO MORE NUCLEAR! NO MORE HIBAKUSHA!

 

우리는 후쿠시마 3주기를 맞이하여, 전 세계 핵 피해자의 인권 보호 탈핵사회에 대한 열망을 담아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1.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핵 사고 실태와 방사능 오염에 관한 모든 정보를 은폐와 왜곡없이 철저하게 공개하여 피해지역 주민과 일본 시민은 물론이고, 이웃나라와 세계 시민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고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2.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방사능 오염의 확산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후쿠시마 핵사고로 인한 광범위한 피해자의 구제와 피해 배상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3. 세계 각국 정부는 모든 핵무기의 철폐와 함께 핵 에너지가 아닌 재생 가능한 자연에너지로의 전환과 대책을 즉각 서둘러야 합니다. 한국도 탈핵사회로 가야만 합니다. 핵은 인류와 공존할 수 없습니다. 핵은 반생명이며 반인권적입니다. 핵없는 세상, 탈핵 사회는 분명히 가능합니다. 지금 우리가 결단하고 실천하면 됩니다.

 

4.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여 핵 피해자가 있는 세계 각국 정부와 핵 보유국 및 기업은 세계 핵 피해자에 대한 법적, 제도적 보상과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5. 특히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의 고통을 만들어낸 일본과 미국은 한국인 원폭피해자와 원폭2세환우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해야 합니다. 한국정부 역시 자국민 원폭피해자들을 보호해야 할 국가적 책무를 방치하고 외면해온 것을 엄중히 반성하고, 국내 원폭피해자와 원폭2세환우 등 후세대 피해자의 피해 진상규명과 면밀한 실태조사, 의료 생활 지원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여 피해자에 대한 법적, 제도적 구제방안을 즉각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반인권적인 한일협정 청구권 재협상을 비롯한 모든 외교적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4년 3월 7일

원폭피해자 및 자녀를 위한 특별법 추진 연대회의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한국원폭2세환우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교평화센터, 김형률추모사업회, 녹색당, 녹색연합, 대구KYC,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인권위원회, 반핵의사회, 불교생명윤리협회, 생명평화마중물, 에너지정의행동,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의평화불교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참여불교재가연대, 평화박물관,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생명평화센터, 한국교회희망봉사단, 합천평화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