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반핵의사회 성명>원전이 노동자의 목숨을 빼앗고 있다.한수원은 노동자들의 작업안전체계를 강화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

<반핵의사회 성명서>

원전이 노동자의 목숨을 빼앗고 있다.

한수원은 노동자들의 작업안전체계를 강화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하라.

 

지난 9월 27일, 월성원전 3호기의 취수구 계획예방정비 중 작업에 투입된 잠수 노동자가 사망했다. 잠수 노동자가 투입된 지 5분여 만에 통신이 끊기고 실종된 후 결국 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원전 운영지침상 최소 1개의 취수관 펌프는 반드시 가동하도록 돼 있지만, 원전 취수구 작업시에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해당 취수관의 펌프는 반드시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사고 당시 가동된 취수관 펌프는 작업이 이루어진 3번 취수구, 즉 잠수노동자가 투입된 곳이었다. 오히려 다른 3개의 취수관 펌프는 가동되지 않았다.

 

유족들의 말에 의하면 “잠수사가 투입되기 전 작업지점과 가까운 거리에서 가동 중이던 3번 취수관의 펌프를 중지해 줄 것을 원전정비업체인 한전KPS 측에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한다. 작업하는 데 위험하니 3번 펌프 가동을 중지하는 대신 1번 또는 4번 펌프를 대체 가동해 달라고 했으나 그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수원 스스로 지켜도 모자란 안전기준을, 작업에 불안을 느낀 노동자가 시정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하여 끝내 아까운 목숨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한수원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여 발생한 사고는 이번만이 아니다. 올 1월에도 전남 영광의 한빛원전 냉각수 방수로에서 잠수작업을 하던 노동자 두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지어 이들 중 한 명은 잠수원이 아닌 비정규직 용역노동자로, 잠수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방수로에 입수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원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항상 방사선 피폭량에 대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일하는 노동자들 중 66%가 하청업체 노동자ㆍ비정규직이다.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도 모자라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처럼 다른 직종의 노동자들보다 훨신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의 허술한 안전관리체계는 이 노동자들을 더욱 사지로 내몰고 있다. 원전이 폐기되어야 하지만, 그러기까지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처우에 대한 개선조치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와 한수원은 노후원전 수명연장과 원전 신설계획만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원전 폐기 계획과 함께 노동자들의 안전과 노동조건 개선에 대한 신설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2014.10.15

핵없는세상을위한의사회 반핵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