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 핵 선 언 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 핵 선 언 문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다. 세계적 재앙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고, 피해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그 1,094일이라는 시간 동안에도 ‘죽음의 땅’이라 불리는 그곳에서 生은 이어졌다. 그곳에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삶을 일구는 사람들이 있고, 버려졌지만 살아가는 생명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이 겪는 고통과 공포만큼이나 그들의 공포 이후 삶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며, 그들의 희망에 연대해야 한다. 후쿠시마 지역주민들이 겪는 공포와 위험이 내 형제자매, 벗들이 살고 있는 부산에서, 경주에서, 울산에서, 영광에서, 울진에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어나는 그 순간부터 우리 역시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본의 시민들이 후쿠시마 이후 그들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 속에서 희망은 무엇이고 한계는 무엇인지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탈핵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깨닫고, 우리의 변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실은 3년의 시간 동안 한국의 수많은 시민들이 이미 이러한 공포를 체험했으며,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생선을 안심하고 먹을 수 없게 되었고, 그래서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스스로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방사능안전급식조례를 만들고 기준치를 만들었다. 또한 우리는 더 이상 핵발전소가 안전하고 깨끗하다는 교과서의 거짓말을 믿지 않게 되었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스스로 거리로 나와 탈핵을 외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쓰는 전기가 실은 핵발전소와 핵폐기장과 송전탑이 세워진 지역 주민들의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전국 46개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은 탈핵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을 하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에너지자립마을을 만들고, 시민햇빛발전소를 만들었으며, 전국에서 희망버스를 탔다. 그래서 더 이상 핵발전소를 짓는 것은 안 된다고,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는 하나하나 줄여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리 사회의 울림이 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는 지난 3년 동안, 성철과 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노력은 아직도 국가의 정책을 바꿀 만큼 모아지지 못했고, 강해지지 못했다. 정부는 더 많은 전기를 쓰고, 더 많은 핵발전소를 지으며, 그래서 훨씬 더 위험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발표하였으며, 우리는 이를 막지 못했다. 생각의 변화는 아직 현실의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또한 핵발전소 사고의 영향은 이미 마을과 산과 바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생명을 고통 받고 스러지게 만들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고통에 깊은 안타까움과 더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느껴야 마땅하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아직도 공포의 땅에 남아 우리의 미래를 살아 내며 삶과 생명의 근본에 메시지를 던지는 후쿠시마의 주민과 뭇 생명들에게 깊은 애도와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그리고 우리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후 3년의 기록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시간은 탈핵의 기록으로 채울 것임을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자 한다. (마지막 어절은 함께 세 번 외쳐 주십시오!)

 

하나, 낡은 핵발전소는 위험하다. 고리 1호기 폐쇄하라! 월성 1호기 폐쇄하라!

하나, 더는 핵발전소를 짓지 마라. 삼척・영덕 신규핵발전소 철회하라!

하나, 초고압 송전탑은 삶과 생명을 파괴한다. 송전탑 공사 중단하라! 분산에너지시스템 마련하라!

하나, 방사능은 위험하다. 안전대책 강화하라!

하나, 후쿠시마는 우리의 미래다. 탈핵・에너지전환 정책 실시하라!

 

 

2014년 3월 8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기 탈핵문화제 참가자 일동